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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미나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 도입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디지털 변혁의 준비는 상대적으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글로벌 표준과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라는 말이 나왔다는 얘기를 인터넷을 통해 접했습니다.

위 얘기만 놓고 보자면, 국내에서는 ERP 등에 대해 도입은 많이 하지만 활용은 못하고 있고,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이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반문을 하자면, ‘중소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글로벌 표준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라는 것입니다.

기업은 다양합니다. 업종도 다양하고 CEO의 업무 관점도 다르고, 경영스타일도 모두 다르고, 임원, 팀장 모두가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중소기업이 글로벌 표준에 맞춰가며 업무를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표준 프로세스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업종이 같다 하더라도 기업의 상황은 모두 같을 수는 없을텐데 글로벌 표준에 맞추는 것만이 대안일까요?

발표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유력한 특정 외산 ERP 도입을 고려해야 하는데 국내 기업이 그렇지 못하다.”라고 주장합니다.

인지도 높은 외산 ERP를 도입하면 중소기업의 프로세스가 확립이 될까요?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CEO가 과다하게 투입된 금액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 오랜기간 시스템 활용에 대한 집착을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최근, 국산 ERP 시스템에 대해 실망한 기업이 외산 ERP 도입을 추진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산 ERP를 도입한 기업들이 그 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아 다시 국산으로 Win-Back 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현업도 그리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국산이나 외산이나 도입 후 실망하는 사례는 다수 있습니다. 다만 그 원인이 좀 다를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국산은 기능이 다양하지 않고 깊이가 덜한데, 그 이유는 패키지 활용을 고집하는 IT 기업에 원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외산의 경우는 국내 기업의 업무에 적합하지 않은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업의 ERP 활용에 문제가 많이 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물론, 외산 ERP도 현업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이니 여기에 맞춰써라”라고 얘기를 공공연히 요구한다 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컨설팅을 해온 결과를 얘기하자면, 글로벌 표준이 있긴 하겠지만 기업마다의 특성을 반영한 고유 업무를 하다보면 글로벌 표준은 무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외산 ERP 기업은 글로벌 표준이라는 이유로 요구사항을 자를 수 있겠지만, 국산 ERP는 자르지 않고 개발해서 제공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국산 ERP를 컨설팅 해 온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기업마다의 고유 업무에 대해 로직적으로 틀리지 않다면 글로벌 표준을 무시하고 지원해 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최근 컨설팅을 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지만, 중소기업 현업의 전산 마인드는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2000년 전후의 기업 마인드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기업 내 많은 인력이 다양한 시스템을 접해본 경험이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요구사항을 내놓습니다. 내부적으로 TF Team이 있어, 자신들의 기업에 맞게 정의한 프로세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제 ERP 기업은 변해가는 고객의 마인드에 맞춰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생산성 높은 툴을 개발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RP 는 도입성공이 목표가 아니라 성공적 운영이 목표가 되어야 하니까요.

외산 ERP를 사용하면 글로벌 프로세스를 도입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기업의 내부 특성과 업무에 맞는 맞춤ERP를 오랜기간 제작해 왔고, 현재 하고 있는 업무 방식이 우리 기업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기준으로 맞춰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IT 기업의 ERP를 도입하십시오.